이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이 조금씩 달라 보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순간

이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이 조금씩 달라 보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순간

저녁 노을이 물든 하늘을 바라보며 한참을 서 있었다. 색이 물드는 순간마다, 고요한 바람이 나뭇가지 사이로 스며들 때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무엇인가가 조금씩 바뀌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일상 속에서는 잊고 살았던 그 작은 변화를, 오랜만에 마음이 집중될 때 비로소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그 순간이 지나면 또 다시 다른 생각에 휩쓸려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분명히 깨달았다. 이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이 조금씩 달라 보인다는 사실을.

나에게 이 풍경은 아주 오래된 기억처럼 느껴졌다. 어릴 적, 매일 학교를 가기 전에 들렀던 작은 산책로에서 매일같이 보던 풍경이었지만, 그 당시에는 그 아름다움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저 지나가는 길에 스쳐 지나가는 풍경일 뿐이었다. 바쁜 일상 속에서 그것이 얼마나 특별한 것인지를 알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 풍경이 여전히 그대로일지라도, 내 마음 속에서 그 모습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달라졌다.

어릴 때는 무심히 지나쳤던 작은 꽃잎 하나에도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그 의미를 알게 되었다. 그 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 꽃 자체의 아름다움 때문이 아니라, 그 꽃이 나에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지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가 세상을 보는 시각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달라지며, 그 변화는 우리 마음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는 것을. 그때마다 우리는 새로운 깨달음을 얻고,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우리가 지나치는 일상 속의 작은 순간들이 얼마나 특별한 것인지를 알게 되면, 그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게 된다.

그때문에 때때로 나는 길을 걷다가, 책을 읽다가, 혹은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가도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자주 떠올리곤 한다. 어쩌면 그럴 때마다 내가 놓쳤던 시간들이 아까워지기도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과거는 돌아올 수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 순간을 어떻게든 붙잡으려 노력하고, 그 순간을 더 깊이 느끼려는 것이다. 더 이상 아무런 감정 없이 지나치는 일이 없도록, 내가 어떤 방식으로든 그 순간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지나가는 순간들 속에서 무언가를 놓친 듯한 아쉬움에 가슴이 저리기도 한다.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지나간 시간 속에서 나는 여러 번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고 그런 깨달음이 내 마음을 조금씩 다듬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 깨달음들은 비단 내 마음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살아가는 세상 속의 모든 사람들도 저마다의 깨달음을 얻고, 그에 따라 자신만의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지나가면서 우리는 그동안 지나쳤던 것들을 조금씩 다시 되돌아보게 된다. 그때마다 우리는 마치 새로운 세상에 태어난 듯한 기분을 느낀다. ‘이것이 내가 그동안 미처 보지 못한 것들이었구나.’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며, 우리는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그 변화가 우리를 조금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우리는 그 변화가 주는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아름다움이란 단순히 외적인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겪는 수많은 감정들, 마주하는 사람들, 눈을 돌리면 보이는 풍경 하나하나 모두가 우리에게 중요한 아름다움을 제공한다. 그 아름다움은 그저 순간순간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것을 얼마나 진지하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므로 오늘도 나는 또 한 번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려 한다. 그것이 내가 지나치지 않고, 그 속에서 나만의 가치를 찾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는 하루하루, 조금씩 달라지는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간다. 그 세상은 우리가 얼마나 열린 마음으로 그것을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더욱 빛나고 소중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내가 느끼는 아름다움이 꼭 다른 사람에게도 똑같이 느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내가 그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순간, 그것이 내게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은 언제나 변하고, 그 변화를 느끼는 것은 우리의 몫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