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왜 우리가 모르는, 그렇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또 다른 삶의 면모를 추구하려고 하는 걸까?
어느 날, 나는 바쁘게 지나가는 길에서 잠시 멈춰 서서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하루의 일과를 마친 뒤, 사람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지만 그 속에 숨겨진 또 다른 삶을 추구하는 듯한 느낌을 받곤 한다. 그것은 무엇일까? 더 나은 삶을 위한 노력, 아니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진실을 마주하려는 미지의 세계를 향한 호기심일까?
서울의 한적한 골목을 걷다가 나는 어느 가게의 창문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았다. 비가 내리고 있었고, 골목에는 그윽한 물비린내가 났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내 모습은 흡사 지나쳐 온 사람들 중 하나처럼 흐릿하게 보였다. 생각해보면 나는 늘 그렇게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서도 사실은 그들과 완전히 일치하지 못하는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면의 고요함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 고요함은 언제나 외부의 소음 속에서 흐트러지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 나는 내가 가진 삶에 대한 갈망을 더욱 강하게 느꼈다.
사람들은 왜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뭔가 다른 것을 찾으려는 걸까? 새로운 물건, 새로운 사람, 새로운 경험을 쫓는 우리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찾고 있는 걸까? 그 대답을 찾기 위해선 사람의 본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같은 길을 걷고 있지만, 그 길 위에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발견하고자 하는 욕망이 있기 때문에 매일 다르게 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자주 가는 카페에서, 한 번은 그곳에서 일하는 직원이 내게 말했다. "항상 같은 시간에 오시네요. 그 시간에 오면 여기가 가장 편안해요." 그녀의 말은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나는 그 말을 듣고서 문득 생각했다. 편안함을 추구하는 것은, 결국 내가 그곳에서 찾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려는 시도일지도 모르겠다고. 사람들이 자주 가는 곳이나 자주 찾는 행동은 그들에게 안식처가 되는 순간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편안함'이 무엇인가를 더 깊이 파고들면, 그것은 결국 내가 놓치고 있었던 자기 자신을 찾는 여정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 나는 항상 무엇인가 더 큰 세상이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때의 나는 세상 밖에 존재하는 미지의 세계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강한 믿음을 가졌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 믿음은 점점 흐려졌고, 현실의 무게에 짓눌리며 내가 상상했던 것들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새로운 세계를 꿈꾸며 살고 있다. 아마도 그 새로운 세계란 무엇인가 더 이상적인 삶일 수 있다. 불완전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 드러나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문득 내가 생각한 것은, 사람은 결국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 살아간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추구하는 삶은 결국 내면의 평화를 찾고자 하는 노력일지도 모른다. 밖으로 향하는 세계는 물론 중요하지만, 결국 우리가 찾아야 할 진짜 목적지는 자기 자신에게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답을 가지고 있고, 그 답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살아가는 존재다. 그것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힘이 아닐까 싶다.
어떤 순간들에서는 그 답을 찾기까지의 여정이 너무나 길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 여정을 지나고 나면 우리가 찾고자 했던 것이 바로 내면의 고요함과 평화였다는 것을 깨닫게 될 때가 있다. 그리고 그 고요함을 찾은 순간, 우리는 비로소 자신을 온전히 이해하게 되고, 그와 동시에 세상도 조금 더 명확히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사람들은 그리하여 계속해서 또 다른 삶의 면모를 추구하며 살아간다. 그것은 아마도 우리가 완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아는 한, 끊임없이 우리 안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움직임일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오늘도 또 다른 삶을 추구하며, 어쩌면 내가 아직 만나지 못한 내 자신을 찾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여정에서 만나는 모든 것이 내 삶의 한 부분으로 남아, 점차적으로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 믿는다. 삶은 그렇게, 자신을 알아가는 끊임없는 여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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