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에서 흩어져 가는 그 순간들, 내가 놓치지 않으려 애썼던 것들에 대해

기억 속에서 흩어져 가는 그 순간들, 내가 놓치지 않으려 애썼던 것들에 대해

몇 년 전, 나는 한 친구와 함께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작은 이야기를 나누던 적이 있다. 별빛이 흐려져 있는 도심의 하늘에서 그 많은 별 중 하나라도 보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 순간이 어쩐지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우리는 그런 예감들이 때로는 이유 없이 다가오고, 시간이 지나며 그 순간이 얼마나 값지게 다가오는지를 모르고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가 느낀 그 순간이 과연 특별했을까? 아니면 특별해질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었을까? 그때의 감정을 글로 표현하고 싶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은 너무나 빠르게 흘러간다. 하루를 보내고 나면, 그 다음 날이 순식간에 다가온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순간순간을 소중하게 여길 틈도 없이 지나가고, 그동안 느꼈던 감정들은 흐릿해지고 만다. 하지만 분명히 그때 그 순간에만 존재하던 특별한 감정들이 있었다. 별을 바라보던 그 밤,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 지나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 순간을 붙잡아 두고 싶었지만, 그 기억이 흐릿해질 것이라는 두려움도 함께 있었다. 나는 기억이 흐려지는 것에 대한 공포를 느꼈다.

기억이란 참으로 신기한 존재다. 우리가 어떤 순간을 경험했다고 해서 그것이 그대로 남아 있지 않는다. 그 순간에 느꼈던 감정이나 생각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희미해진다. 기억 속에서 그날의 모습은 다소 왜곡되기도 하고, 나중에는 원래 그때의 감정과는 다른 의미로 다가올 때도 있다. 그렇다면, 나는 왜 그 순간들을 붙잡고 싶었을까? 왜 그때 느꼈던 감정들이 그렇게 특별했을까? 아마도 그것은 그 순간에 내가 내 자신과 온전히 마주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며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순간들을 놓친다. 친구와 함께 웃었던 시간, 가족과 함께 먹었던 저녁, 사랑하는 사람과 나눈 깊은 대화, 심지어는 혼자서 보내던 고요한 시간까지 모두가 특별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들이 지나고 나면 우리는 그 모든 것을 잊고, 다시 새로운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때 느꼈던 감정이나 생각들은 점차 희미해지고, 나는 그저 그 순간을 지나친 것에 대해 후회할 뿐이다. 그래서 나는 그 순간들이 조금 더 오래 기억에 남기를 바란다.

때때로 나는 옛날 사진을 꺼내 보며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곤 한다. 하지만 사진 속의 나는 그때와는 다른 사람처럼 보인다. 그 사진 속에서는 내가 느꼈던 감정이 그저 한 장의 이미지로 남아 있을 뿐이다. 그 감정은 그 순간에만 존재했던 것이고, 나는 그 감정을 다시 느낄 수 없다. 그때의 나는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나는 그 순간을 다시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을 품는다. 그런 마음이 결국 내가 기억을 소중하게 여기는 이유인 것 같다.

하지만 기억을 붙잡고 싶다는 욕망은 결국 그 기억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결국 모든 것을 잃고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순간들을 붙잡고 싶어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 기억은 점차 흐려지고, 결국 우리는 그 기억을 다시 찾을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억을 고백하고, 그 기억이 남아 있기를 바란다. 그 기억들이 우리가 살아왔음을 증명해 줄 수 있기를 바라며, 우리는 여전히 그 순간들을 마음속에 간직하려 한다.

내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바로 그 순간들이 아닐까 한다. 비록 시간이 지나면 그 순간들이 흐릿해지고 사라지겠지만, 그 순간들이 나에게 얼마나 큰 의미였는지, 그것을 떠올리며 다시 한 번 그 감정을 느껴본다면, 나는 그 순간들이 단지 지나간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런 순간들이 쌓여 나의 삶을 이끌어 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나는 그때를 잊지 않으려는 마음을 조금 더 소중하게 다가가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경험하는 그 작은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 순간들 하나하나가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생각해 본다면, 나는 그때마다 내 삶을 조금 더 의미 있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지나쳐 가는 순간들을 놓친다. 그때의 감정을 되새기며,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 그것이 바로 내가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기억들이 주는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