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나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그토록 큰 의미가 있었던 이유는, 그것이 내가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는 데 중요한 힌트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나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그토록 큰 의미가 있었던 이유는, 그것이 내가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는 데 중요한 힌트가 되었기 때문이다

사람은 어느 순간 인생의 방향을 잃고 헤매기도 한다. 내가 그랬다. 어떻게든 앞을 보고 가고 있다는 기분만 가지고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그때도 나는 나름대로 바쁘고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 모든 일이 단지 나를 채우기 위한 일종의 방어기제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면에 빈자리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빈자리는 과거의 기억에서 시작되었다. 한때 내가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은 나를 끝없는 갈등 속으로 몰아넣었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조금씩 닫혀가는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던 내 탓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그 사람은 내 곁을 떠났다. 내가 할 수 있었던 건 그저 그 사람을 보내는 것뿐이었다. 떠나보낸 후, 나는 홀로 남아 그 빈자리를 어떻게 채워야 할지 몰라 방황했다. 

내가 왜 그토록 그녀를 잊을 수 없었는지 이제는 조금씩 이해가 간다. 그녀가 떠난 후, 나는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다른 것들에 의지하려 했다. 친구들과의 만남, 새로운 사람과의 관계, 그리고 끝없이 일에 몰두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나는 더 많은 갈증을 느꼈다. 외로움을 가리기 위해 무엇인가를 계속 채우려고 했지만, 그 어떤 것도 나를 진정으로 채워주지 못했다. 결국 내 자신에게 솔직해지지 않으면 이 모든 방황은 끝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때였다. 어느 날, 오래된 일기장 속에서 그녀의 손글씨를 다시 찾았다. 그 일기장은 내가 그녀와 함께 보낸 시간들의 기록이었다. 그 속에 담긴 여러 말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그 마지막에 적은 글이었다. “너는 너 자신을 믿고 살아야 해. 그게 네가 이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일이야.” 

그녀의 글을 읽고 나서 나는 한참 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왜 그 말이 그렇게 크게 다가왔을까? 그녀의 말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었다. 그것은 나에게 삶의 가장 중요한 가치를 상기시켜주는 메시지였다. 나는 그동안 외부의 것들에 의지하며 내 자신을 잃어버렸던 것이었다. 그녀가 떠나고 나서야 나는 내가 누구인지를 찾아야만 했고,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이유라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다.

그녀는 나에게 단순한 사랑의 의미를 넘어서, 나 자신을 돌보고 믿을 줄 아는 법을 가르쳐 주었던 것이다. 그 말은 단지 ‘믿어라’는 주문이 아니었다. 내가 내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고, 내 마음의 소리를 귀 기울여 들을 때 비로소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이 보일 것이라고 그녀는 말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길을 향해 나아가야만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던 것이다.

그 이후 나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외부의 평가나 인정에 의존하는 대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내가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지, 내 삶의 의미를 어떻게 찾을 것인지에 대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았다. 물론 그 과정에서 여전히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순간이 많았지만, 그때마다 나는 그녀의 말을 떠올리며 자신감을 가지려고 했다. 내가 믿고 가는 길이 올바르다고 확신할 때,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제 나는 예전처럼 누구에게도 내 인생의 방향을 묻지 않는다. 물론 그 길이 쉽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내가 나를 믿고 살아간다면, 그 어떤 어려움도 견딜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이제는 내가 누구인지를 알게 되었고, 내가 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더 이상 외부의 기준이나 남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는다. 나만의 삶을 살아가며, 나 자신에게 충실하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이제 내 곁에 없다. 그러나 그녀의 마지막 말은 여전히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살아 숨 쉬고 있다. 그 말이 내게 남긴 것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라, 내가 진정으로 살아가야 할 이유였다. 내 인생의 방향을 잃고 헤맸던 순간에, 그녀의 그 한마디가 나에게 가장 큰 힘이 되었음을 이제는 확실히 알 수 있다. 그녀는 떠났지만, 그녀의 말은 내 삶의 나침반이 되어 오늘도 나를 이끌고 있다.